[부산 음식] 굉장하고 대단한 일식당, 광안리 마라도
- 밥집 맛집
- 2020. 11. 6.
[부산 음식] 굉장하고 대단한 일식당, 광안리 마라도
부산 광안리 민락동의 "마라도"는 자연산 해산물과 제철 회를 즐길 수 있는 일식당입니다. 특정한 메뉴가 없이, 그 날의 상황에 따라 오마카세라고 하는 맡김 메뉴 한 가지만 있는 곳이며, 1인당 가격은 11만 원입니다.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만 영업을 합니다.
예약할 때 예약일, 인원수 그리고 시간만 얘기하면 됩니다.
한국형 일식집으로 많이 소개되는데 개인적으론 일식의 느낌을 거의 받지 못하였습니다.
주택가 안쪽의 2층 건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손님이 많을 때 2층으로 모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게 입구를 등지고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있는 공터가 전용 주차장입니다. 손님들은 2시간 무료입니다.
동거인과과 매번 부산에 내려갈 때마다 예약할까 말까 고민을 엄청 하곤 하는데, 동거인 생일을 핑계로 저녁 6시에 예약을 미리 해두고 시간에 맞춰 찾아갔습니다.
평일 저녁 예약이었지만 예약할 때부터 바(Bar) 좌석밖에 예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 좌석은 예약팀 간 일정 간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바 앞쪽에 있는 대합실처럼 보이는 좌석입니다.
안쪽을 보면 이렇게 칸막이로 구분된 아늑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친한 지인들과 술 마시기 아주 좋은 구조라고 생각됩니다.
예약한 바 좌석에 미리 준비되어 있던 개인 식기류와 양념장들입니다.
2인당 한 개 준비되어 있던 함께 사용하는 유자 폰즈 소스와 쌈장.
바 앞쪽에 종이 포일 접시 위에 미리 개인용 알배추, 고추, 마늘종, 오이, 생고추냉이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우선 계란찜이 먼저 나왔습니다..
전식 개념으로 속도 보호하고 입맛도 돋우는 용도로 생각되었습니다.
계란찜 그 자체로는 맛은 있었는데 살짝 간이 진하고 센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제가 저염식을 하고 있어서 그렇게 느껴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계란찜을 먹는 동안 바 앞쪽 접시에 해산물들이 준비되었습니다.
전복 술찜.
그 위로 코끼리 조개와 비슷한 왕우럭 조개.
참소라와 피조개.
초해삼과 송이버섯과 교배로 만든 무슨 버섯이었는데 기억이 안 납니다.
모든 해산물들이 다 신선하고 맛있었습니다.
개중 첫입 먹었을 때 단맛이 느껴져서 놀랐던 왕우럭 조개.
그리고 예상과는 전혀 다른 맛이었던 초해 삼이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준비된 음식들을 맛있게 남들보다 빠르게 먹어 치우니 앞에서 음식을 준비해 주시던 요리사님께서 전복을 제외하고 처음 그대로같이 해산물들을 다시 채워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이곳은 맡김 메뉴에 일부 요리들은 제외하고 무한리필이었습니다. 물론 배가 불러서 그렇게 몇 번이고 뭔가 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해산물들을 먹는 와중에 해삼 내장이 나왔습니다..
고노와다.
저는 거부감 없이 잘 먹은 음식이고 동거인 께서는 거부감을 보이며 잘 안 먹는 음식입니다.
해산물들을 다 먹을 즈음 그 자리에 선어회들이 준비되었습니다.
왼쪽부터 참돔, 부시리, 광어입니다.
두툼하게 썰었지만 숙성 선어회라 참 부드러웠고 각 생선마다 고유의 다른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별말 안 했었는데 이 회들은 세 번 정도 리필해 주셨습니다.
제가 좀 빨리 먹었는가 봅니다.
광어를 해삼 내장에 푹 찍어서 먹어도 보고..
참돔을 간장에 살짝 찍고 생고추냉이를 올려서도 먹어보고..
선어회로 한참 배를 채우는 중이 성게알이 한 접시 나왔습니다.
알은 크지 않지만 쓴맛도 없고 성게알이 주는 고소함과 그 풍미를 느끼기엔 크게 부족함은 없었습니다.
젓가락으로 듬뿍 집어서도 먹어보고..
성게알과 참돔회와 함께도 먹어보고..
성게알을 즐기는 와중에 참치회가 나왔습니다..
가마 도로라고 하는 기름진 목살입니다.
이것도 사진은 한 장이지만 세 번 정도 리필되어 먹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아무 말도 안 했고 주는 대로 먹기만 했었습니다.
참치회에 성게알과 생고추냉이를 올리고 한입..
'아.. 이게 사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한입이었습니다.
다음 음식 먹고 싶은데 자꾸 주시던 선어회..
그렇다고 남길 제가 아니었습니다.
이어서 소금이 살짝 뿌려진 밤 튀김이 나왔습니다.
다들 맛있다고 하는데 저는 밤을 별로 안 좋아해서..
몇몇 후기들을 보면 극찬을 하는 밤 튀김인데 제겐 그냥 밤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부산 출장 와서 업체 분과 마라도에서 저녁을 함께 했었는데 그땐 술을 너무 마셔서 음식들이 참 많이 나왔다는 기억 말곤 남아 있는 게 없습니다. (기어서 나왔다는 후문이..)
맨 정신에 먹어봐도 밤은 그냥 밤이라는..
이번 방문 땐 일 때문이 아닌 동거인과 함께였고, 술 없이 모든 음식들을 즐겨 봤습니다.
결국 식사 중간에 콜라 하나를 주문해서 동거인과과 나눠 먹긴 했습니다.
회가 마무리되고 작은 접시에 아구 수육이 나왔습니다.
뼈 하나 안 씹히게 손질 잘된 폰즈 소스에 찍어먹는 아구 수육이었습니다.
씨알이 큰 아구가 아니어서 살짝 아쉬움이 있었지만 맛보기 요리였기에 큰 불만은 아니었습니다.
아귀 간의 그 눅진한 크림 맛은 역시 엄지 척!!
고래고기 수육이 몇 점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맛보기 고래고기였습니다..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면 됩니다.
여기서 요리사님께서 마무리 요리 나오기 전에 더 필요한 것이 없으시냐고 물어봐 주셨습니다.
배가 그득 차서 특별히 추가할 것은 없었지만 고민 끝에 성게알 한 접시를 더 요청드렸습니다.
이 성게알 먹으면서 삿포로 샤코탄에서 먹었던 성게 생각이 났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칼날을 기대합니다.
이어서 매운 김치가 나오고..
대게찜이 나왔습니다.
두 사람당 반마리 느낌..
이 단계에서 한 마리 주셔도 못 먹을 것 같습니다.
잘 쪄진 대게 몸통의 게장이 아주 신선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무리 요리로 나온 어죽..
이라고 했는데 생선 맛을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배가 엄청 불렀던 순간이라 대게살을 발라서 죽에 다 넣어줬습니다.
물론 대게장도 다 발라서 죽에..
매운 김치가 왜 나왔었나 의아했는데 죽이랑 잘 어울립니다.
게살과 게장을 듬뿍 넣은 어죽을 먹다가 드는 생각..
'아!! 성게알을 여기다 넣어볼걸..'
그래서 다음번에 한번 더 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땐 누가 사줄 때 꼭 가기로..)
단일 메뉴에 1인 가격이 11만 원입니다.
영수증엔 2인 가격에 콜라만 하나 추가된 요금이 찍혀 있었습니다.
예전 방문과는 다르게 맑은 정신으로 모든 음식들을 음미하며 즐길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참 좋았습니다.
여기서 술을 먹기 시작하면 정말 끝을 볼 수밖에 없는..
모든 음식들이 고급 술안주 같은 그런 곳입니다.
회나 해산물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이곳 음식도 다 먹고 나면 엄청 배가 부른데, 고기 먹고 부른 배의 거북함에 비해 좀 편한 편입니다.
저희 부부에겐 최고급 호텔 뷔페보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회나 해산물 질면에서 이곳이 더 나았으며, 뷔페 식사 이후에 늘 제게 찾아오는 잡탕밥을 먹고 나온듯한 허탈감을 상대적으로 적게 느낄 수 있는, 뷔페보다 더 큰 만족감을 느낄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작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장국 같은 국물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동거인과 함께 아주 만족스러웠던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던 부산 광안리 민락동의 마라도, 광안리마라도, 민락동마라도 후기였습니다.
기회가 되면 자주는 아니지만 또 찾고 싶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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